2021. 12. 23. 10:44ㆍ주역과 인문 동양학
그 때에 맞춘다 진용進龍, 세상을 읽는다 건위천괘乾爲天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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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건위천괘乾爲天卦 네번째 효는 혹약재연무구或躍在淵無咎 혹시 혹或, 뛸 약躍, 못 호수 연淵, 허물 재앙 구咎 라는 효사가 붙어있다. 한 번씩 뛰어 올라도 다시 못에 있으면 허물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용의 존재는 하늘을 날아 다니는 영물이기 때문에 성장을 이룬 용은 한번씩 비상을 위한 연습을 해야 하고, 그런 연습을 위한 비상을 마치고 다시 머물던 못에 돌아와 있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의미가 된다. 근본을 벗어나지 말고 그 근본 안에서 스스로 단련하고 훈련하고 세상을 살피라는 말이다.
진용進龍은 이제 세상으로 나가야 할 시기가 가까이 온 성체가 된 용의 상태를 의미한다. 하늘로 비상을 앞두고 스스로 단련하는 군자진덕수업君子進德脩業을 지속하는 것이다. 군자의 수업이란 삼효에서 이야기한 덕을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먼저 다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학습의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언행을 가다듬고, 시작과 마치는 때를 알고, 더불어 굳음 마음으로 함께 할 줄 알아서, 세상을 향한 올바른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렇게 함으로 스스로 굳셈을 얻게 되어 마침내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사효에서 가장 중요한 공자의 요점은 진덕수업을 열심히 하는 군자의 목적을 분명하고 있다. 그 목적이란 바로 욕급시야欲及時也 욕심 욕慾, 때가 오다 급及, 시대 시時를 위함이다. 이 욕급시야欲及時也는 자신에 가장 유리한 때를 맞추기 위한 기다림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이 세상에 나서야 할 가장 유리한 때를 기다려 그 때에 나서기 위해서 간혹 세상에 홀연히 나서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무작정 세상에 나선다고 모두가 호응하고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간혹 한 번씩 대선 후보에 이름을 올려 출마를 가늠한 다음 자기 때를 기다려 못으로 돌아가서 기다리며 계속 훈련과 배움과 단련의 시간을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진퇴무긍進退無恆 나아갈 진進, 물러날 퇴退, 두루 미칠, 항 긍恆 은 이런 후보출마를 함이란 세상의 시류를 짐작하기 위함이고, 비리군야非離群也 아닐 비非, 떠날 리離, 무리 군群 으로 자기 무리를 떠나기 위해 하늘로 날아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무리와 함께 하면서 세상의 인심과 시기를 살펴보는 연습행동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서 가장 적합한 시기를 알고 그 시기에 맞춰서 세상에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욕급시야欲及時也인 것이다. 이를 위한 연습이 진용이다.
진용進龍의 극한은 지진퇴존망知進退存亡의 단계로, 나아감과 물러섬과 생존과 멸망을 알아서 언행言行에 올바름을 잃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진용進龍은 비룡飛龍의 직전 단계로 이미 비룡의 준비를 마친 상태로 세상에 덕을 베풀기 위해 나아가려는 가장 적합한 때를 기다리는 존재이다. 이런 단계에 오른 인물들이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의 영걸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하늘을 날아 오르는 비룡이 될 수 없고 비룡은 오직 한 마리 용에 주어진 하늘의 명령인 셈이다.
가장 적합한 인물로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비룡으로 이름을 올릴 수 없을 것이다. 한 번씩 이름을 올리는 진용으로 그칠 수 있고, 열심히 애쓰는 건용으로 그칠 수 있고, 잠용으로 그칠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허물을 닦는 시간은 참으로 귀한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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